알음이 🐵
모름쌤,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모름쌤과 이야기하고 나서 삶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해보았어요. 결국 마음공부란 삶의 문제이니까, 삶을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지혜와 자비로 대응하면서 살아가는 것, 이것이 마음공부의 핵심인가요?
모름쌤 😎
하하…
마음공부에서 마음을 말하지만 그 마음은 우리의 ‘주관적 마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셨네요.
마음공부의 마음은 결국 ‘삶’입니다. 너와 나를 포함해서 지금 이렇게 펼쳐지는 모든 현상도 마음을 통해 일어나지요. 보통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삶’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니 결국 마음공부는 삶의 공부가 되겠네요.
알음이 🐵
결국 삶의 공부는 마음공부이고, 마음공부는 삶의 공부라는 것이네요. 그런데 여전히 어려운 것은, 어떻게 해야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깨달을 수 있냐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깨달아야만 삶의 문제도 해결하고, 집착도 없어지고, 지혜와 자비도 생기니까요.
저는 어떻게 해야 깨달을 수 있나요? 요즘 유튜브를 보면 깨달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실 혼란스럽기도 해요. 저런 분들의 실제 삶은 어떠할지, 어떻게 지혜와 자비를 삶 속에서 실현하는지도 궁금하고요.
모름쌤 😎
마음공부를 말하면서 ‘깨달음’의 문제를 피해 갈 수 없겠네요.
제가 생각할 때 깨달음은 조화와 균형을 통해 일어납니다.
크게는 ‘바라보기’, ‘지혜’, ‘자비’, ‘삶 속으로’라는 네 가지가 중도적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생겨나는 의식의 확장 상태, 이것을 깨달음이라고 봅니다.
알음이 🐵
깨달음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이런 식으로 깨달음을 말하는 것은 처음 들어요.
모름쌤 😎
‘바라보기’는 이완과 집중을 말하고, ‘지혜’는 연기법에 대한 통찰을 의미합니다. ‘자비’는 이타적인 마음을 내는 것이고, ‘삶 속으로’는 삶과 자신을 분리하지 않는 지혜와 자비의 실천을 말하는 것입니다.
깨달음은 이 네 가지 요소가 중도적으로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생겨나는 의식의 확장 상태를 말합니다.
알음이 🐵
깨달음 하면 불성이나 참나를 깨닫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조화와 균형이라니…
깨달으면 자연스럽게 조화로워지는 것 아닌가요?
모름쌤 😎
일반적으로 우리는 앞에서 말한 네 가지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두 가지 부족하기도 하고 넘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자비롭지만 지혜가 부족하고, 어떤 사람은 지혜는 있지만 진정한 삶을 살지 않지요. 또 어떤 사람은 힐링과 이완에 빠져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삶에 빠져서 고요함과 지혜가 없기도 하지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 네 가지 요소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알음이 🐵
균형과 조화를 찾는다! 스스로?
저는 사실 마음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힐링과 이완에 빠져서 자기 도피의 방식으로 명상을 했어요. 그러다가 모름쌤 만나서 비로소 지혜와 자비에 대하여 눈뜨게 되었지요.
그런데 여전히 ‘삶 속으로’는 안 되고 있어요. 깊은 마음속에서는 현재의 삶을 받아들이기보다 조금 더 좋은 삶, 만족스러운 삶을 꿈꾸면서 현실을 부정하고 있어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조화와 균형이란 정말 어렵네요. 정말 그러한 순간이 온다면 ‘깨달음’이라고 불러도 되겠어요. 그러면 이러한 깨달음은 마치 외줄타기 하다가 잠시 균형을 유지한 상태 같은 것일까요?
모름쌤 😎
좋은 비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외줄타기 하는 사람이 한번이라도 균형에 도달한 경험이 있다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을 해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한번도 균형이 무엇인지 경험하지 못했다면 줄타기를 하기 힘들겠지요?
실제로 마음공부를 할 때 필요한 명상이나 마음의 원리 등에 대한 이해는 이러한 줄타기를 도와주는 보조도구 같은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조화와 균형을 발견하는 것이에요. 조화와 균형은 조화와 균형을 확인하려는 노력이 사라질 때 생겨납니다!
만약 스스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에 갇혀 있다면 끊임없이 긴장하면서 ‘나’를 의식할 것이지만 그 노력이 내려놓아질 때 자연스럽게 조화와 균형을 유지할 수 있지요. 노력하지만 노력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 상태를 일종의 균형 잡힌 상태 즉 ‘중도’라고 부를 수 있겠어요!
알음이 🐵
아! 그렇군요.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저는 지금까지 마음공부를 통해 제가 처한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면서도 마음공부를 한다는 생각을 붙잡고 삶과 거리두기를 해왔어요. 그런데 곡예사가 줄타기를 하면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너무 긴장해도 안 되고, 너무 애써도 안 되잖아요.
아마 대부분의 곡예사는 줄에서 균형을 잡을 때 스스로 균형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지만 반대로 균형을 잡으려는 생각에 빠지는 순간 균형을 잃고 외줄에서 떨어지겠죠!
모름쌤 😎
잘 보셨습니다. 진정한 균형의 지점은 그러한 균형의 지점을 애써서 찾지 않을 때 드러나지요.
중요한 것은 어떠한 균형이라고 하여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새로운 균형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정진해야 하고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깨달음에 머물면 진정한 깨달음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깨달음이란 무엇일까요?
알음이 🐵
그럼… 남는 것은 깨달음의 과정뿐일까요?
모름쌤 😎
하하. 좋습니다. 일단 알음님은 깨달음에 대해서는 그만 생각하고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삶의 조각들을 용기 있게 수용하는 노력을 해보세요.
알음이 🐵
감사합니다. 이제 조금 눈을 뜬 것 같아요.
모름쌤이 말하는 노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애쓰지 않는 노력, 깨어있는 노력 그리고 머물지 않는 노력을 해볼게요. 그런데 오늘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 갑자기 마음이 확장된 느낌이 생겼다고 할까요. 설마 깨달음?
모름쌤 😎
하하.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