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은 명대 홍자성이 쓰고 우공겸이 제사(題詞)를 붙인 것이다. 이 책에는 삶을 통찰하는 지혜가 담겨있다. 이러한 통찰은 마음공부를 할 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특히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들어있다. 필자는 이러한 <채근담>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가슴이 열리고 마음이 고요해지는 경험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설하기로 하였다. <채근담>의 ‘채근(菜根)’은 ‘풀뿌리’를 말하는 것으로 저자의 사물을 대하는 소박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세상에 풀뿌리를 즐겨이 씹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풀뿌리를 즐겨이 씹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 자체를 가장 질박하게 받아들이고 사물의 근원에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리라. 여러 독자들이 채근에 담긴 지혜를 통해 마음공부에 숨통을 트이고 삶의 지혜를 터득하기를 기원한다
<채근담> 원문(5)
귀로는 항상 거슬리는 말을 듣고, 마음속에 항상 마음에 어긋나는 일이 있다면, 이는 덕과 행실을 갈고 닦는 숫돌이 될 것이다. 만일 들리는 말마다 귀를 즐겁게 해주고, 하는 일마다 마음을 흡족하게 해준다면 자기 몸을 매어 맹독 속에 파묻는 것이다.
📖 강설
5. 덕과 행실을 닦는 법
우리 인간은 기본적으로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다른 여타의 생명들과 달리 인간은 고통과 즐거움을 자아의식을 통해 자각하기 때문에 고통과 즐거움의 문제에 대해 더욱 민감합니다. 인간은 이러한 고통에 대한 자의식을 활용해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크게 물질적 차원과 정신적 차원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물질적 차원에서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편리함을 개발하고, 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등 이미 상당한 수준에서 다양한 고통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신적 차원에서는 특히 종교, 수양, 명상 등을 통해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심리적 안정을 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로 고통에 대한 근원적 해결을 하기보다는 고통을 피하거나 맞서 싸우는 방법을 선호되고 있습니다.
‘고통’이 일어날 때 그것을 피하거나 아니면 그것과 직접 싸우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응 방식이 아닙니다. 고통을 겪을 때 필요한 것은 그것을 전면적으로 관찰·수용하여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삶을 살아가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일들이 고통으로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근본적인 고통인 생로병사의 문제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대부분의 우리는 고통 자체로 인한 고통보다 고통에 대한 고통을 겪고, 고통을 피하려는 반응을 통해 확장된 고통을 경험합니다.
님은 많은 고통이 우리의 생각과 판단, 상상과 망상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까?
특히 내가 아닌 다른 존재들은 늘 우리의 의지 혹은 바람과 관계없이 우리에게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타자라는 존재는 고통의 근원이 되기도 합니다. 타자는 우리의 뜻과 의지에 반하는 말과 행동으로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 바로 이러한 고통을 연꽃으로 바꾸는 연금술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채근담>에서는 귀로 거슬리는 말을 듣게 되거나 마음속에 어긋나는 일이 있으면 그것을 덕과 행실을 닦는 기회로 삼으라고 말합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과 어려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덕과 행실을 닦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여기서 덕과 행실은 고통을 통한 괴로움의 승화를 의미합니다.
어떻게 하면 고통이 덕과 행실을 닦는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고통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덕을 쌓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실천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덕(德)’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일상茶 명상
다섯 번째 찻자리_ 차를 마시고 마음보기
🍵 차 한 잔을 천천히 마셔도 좋고, 님이 좋아하는 차를 천천히 우리면서 차를 마셔도 좋습니다. 차를 충분히 마신 후 명상해도 좋고, 차를 마시다가 몸과 마음이 안정되면 명상을 해도 좋습니다.
찻잔을 가만히 내려놓고 잠시찻잔을 응시합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가볍게 눈을 감습니다.
눈을 감고 차의 맛과 향 그리고 차를 마신 느낌을 온몸으로 느껴봅니다. 그리고 가만히 마음을 알아차립니다.
마음을 알아차립니다.
여러분이 카페의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을 물끄러미 보듯이 가볍게 알아차립니다. 지나가는 행인은 여러분에게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여러분과 행인들 사이에는 커다란 유리벽이 가로 막고 있어서 행인이 어떠한 표정을 짓고, 어떠한 말을 하고, 어떠한 동작을 하더라도 여러분에게 영향을 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들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 기대나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호기심을 갖고 그들의 표정과 동작을 즐기고 있습니다.
마음을 본다는 것도 꼭 이와 같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들의 마음을 통제하거나 제어할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의 생각과 감정은 자신들의 인연에 따라 일어나고 사라질 뿐입니다. 여러분은 창가에 앉아있는 사람처럼 그저 생각과 감정들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뿐입니다. 이러한 지켜봄은 어떤 애씀이나 노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차를 충분히 마시고, 아니면 차를 마시다가 마음이 편안해지면 찻 잔을 앞에 놓고 명상에 들어갑니다.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은 깨어 있으려는 노력도 아니고, 무엇인가를 잘 알아차리려는 긴장도 아닙니다. 그저 호기심을 가지고 마치 어항에 있는 물고기들을 탐색하듯 그렇게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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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똥막대기 마음공부 소식란
💻<마음공부 열 걸음> 온라인 다섯 번째 모임 스케치
지난 2월 9일(목) 저녁 8시, "자비-고통은 어떻게 자비가 되는가?"라는 주제로 다섯 번째 마음공부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제 온라인 공부 모임도 중반을 지나고 있습니다. 한결같이 정성스럽게 마음공부 자리에 모인 도반님들의 모습이 가장 큰 공부가 되는 시간입니다.🙏
"행복은 원래 당연하고, 괴로움이나 불행은 가끔 생겨나는 돌발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괴로움이 인간 존재의 기본값이고 행복은 괴로움을 완화했을 때 생겨나는 쉼표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행복한 모습도 발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모습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늙음, 병듦, 죽음은 아무리 노력해도 비껴갈 수 없는 고통을 줍니다."
- <마음공부 열 걸음> 중에서 -
▶ 똥막대기 마음공부 유튜브 채널
님, 일상에서 명상이 필요한 순간!
언제 어디서나 <똥막대기 마음공부 유튜브 채널>에 있는 명상들을 활용해 보세요.
📙 책 <마음공부 열 걸음> 소개
발심 Beginner's mind
깨어있음 Awakening
연기 Dependent arising
지혜 Wisdom
자비 Compassion
이타행Altruism
균형과 확장 Balance and Extension
돌이켜 비추기 Reflection
무분별 Non-discrimination
생성과 장엄 Becoming and Creation
<마음공부 열 걸음>에는 온전한 삶의 회복을 위한 마음공부의 열 가지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삶 속에서 마음공부를 실현하고 싶은 당신에게 권합니다.🤲